새로운 미디어에 관심이 많아서일까,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벤처를 하는 사람을 만날 때면, "당신을 뉴미디어의 개척자라고 부르고 싶소"라는 말이 목 밑까지 차오른다. 결국 뉴미디어란 새로운 소통 방식 아니던가. 진보든, 진화든 내 관점에서는 모두 새로운 소통 방식을 찾아내는 일이다.
그들과 대화할 때면, 무릎을 칠 만한 주옥같은 키워드들이 쏟아져 나온다. 블로그는 어쩌면 나한테 다가왔다 이내 사라져버릴 미디어에 관한 수많은 열쇳말들을 담아주고 보듬어주고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또 다른 누구와 나눌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 될 수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나의 무릎을 치게 했던 여러 사람들이 머릿 속을 스쳐 지나간다. 게으름이 나를 놓아준다면, 그들의 말말말을 정리하고 싶다.
고우성 사장님은 명함이 3개다. 하나아이엔에스 지식서비스센터장, 전자신문지식방송 UTV 실장, 와이즈 파트너 대표다. 고 사장님을 뉴미디어 기수로 부르고 싶은 이유는 <지식방송> 때문이다.
지식 방송이란?
최근 트랜드 및 이슈에 대한 현업 전문가의 견해를 듣고 참석자들과 의견교류를 통해 지식을 효과적으로 공유하는 쌍방향 방송 서비스다. 기본적으로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방송이다. 내용은 다양하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부드러운 책 이야기부터 경제 이야기, IT이야기까지 나눈다. 시청자와 프리젠테이션 파일을 공유할 수 있고, 실시간으로 날라오는 질문에 바로 답할 수도 있다.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도 한다.
최근에는 공병호, 이금룡 등등의 저자들이 참여했고, IBM, 오라클 등등 IT회사 컨설턴트들도 나와 회사 솔루션과 관련한 세미나를 진행했다. 자세한 내용을 보려면 다음 링크로! http://www.gnaru.com/lecture/review.asp
12일 고우성 사장님과의 대화를 키워드 형식으로 정리해 보았다.
① ‘지식방송’은 나노캐스팅이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매스미디어. 지식방송은 다르다는 게 고 사장님의 설명. 지식방송은 특정 주제와 관련해 관심을 가진 핵심 시청자만을 대상으로 한 현미경 같은 미디어, 바로 나노캐스팅이라는 것. “지식방송은 가격이 1억원이 넘는 상품을 파는 업체가 핵심 고객을 만나는 장이 될 수 있다 (시청자의 숫자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 다른 말로 하면 시청자의 양보다는 질이 중요하다는 말)”...요즘 다국적 IT업체에서 방송 출연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돌이켜보면 기업들은 제품을 팔기 위해서 제품을 이야기하기보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대형 다국적 기업들일수록 그렇다. IBM은 클라우딩 컴퓨팅 시대가 온다고 말한다. 제품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소비자들이 클라우딩 컴퓨팅 시대를 준비해야겠다고 느끼면, 그러한 모든 솔루션은 IBM은 준비해놓고 있다고 덧붙일 뿐이다. 그들은 그들의 메시지를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창구를 원한다.
② “악어새가 되겠다.”
3년 전 고 사장님은 악어가 되겠다는 욕심을 버렸다고 했다. 대신 악어를 위한 훌륭한 악어새가 되기로. 여기서 악어란 지식생태계의 ‘스타들’이다. 세상에 얼마나 많은 악어들이 있느냐, 그러나 악어와 악어를 연결시키고 그들을 키워주는 악어새는 없다. 악어새가 되겠다. 빌(마이크로소프트 전 회장 빌 게이츠)과 잡스(이 분! IT를 예술로 승화하신 분이다. 애플 스티브 잡스)가 만나면 더 큰 지식을 세상에 제공해줄 수 있지 않느냐.
③ 지식생태계의 ‘SM엔테터인먼트’가 필요하다
지식에 대한 고 사장님의 오랜 고민은 ‘지식생태계의 SM엔터테인먼트’형 모델 구축으로 종결된다. SM엔터테인먼트가 ‘H.O.T' '소녀시대’ 등 스타를 키워냈듯이 고 사장님도 지식생태계의 스타들을 만들고 그들의 역량을 확대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요즘 벤처 열풍이 크게 줄어들었다. 며칠 전 서울대생을 대상으로 특강을 하는데, 젊은이들이 꿈이 없더라. 삼성전자 가고싶다, 안정적이니까. 정부 출연 기관에서 연구 생활하고 싶다, 안정적이니까. 이래서는 안된다. 새로운 차원의 지식 운동이 필요하다.”
④ ‘이중 라이프’가 대중화할 것이다
고 사장님은 애플식 마켓에 주목했다. 애플 앱스토어를 두고 하는 말이다. 누구든지 자신이 만든 소프트웨어 제품을 애플 앱스토어(애플이 만든 일종의 온라인 장터)에 올려 판매하는 식의 시장이 일상화할 것이라는 것. 고 사장님은 “최근에 한국 청년이 애플에 게임을 올려 2만달러 수익을 올리지 않았느냐”며 앞으로는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자신의 꿈을 펼치는 이중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회사를 굳이 그만 둘 필요없다. 회사 내에서도 꿈을 펼칠 수 있지만, 밤에는 나의 또다른 자아를 찾아 여정을 펼치는 것이다. 온라인이 일상화하고 네트워크로 전세계 지식인들이 연결된다면 하지 못할 것도 없다는 것.
<한걸음 더>
음.. 덧붙여, 청년 고우성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이 분의 정체를 아는 데 크게 도움이 되거든요.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박사 과정을 밟는 유학생이었던 고우성. 우리나라 제어계측 분야 선구자였으며 교수셨던 아버지의 권고에 따라, 정확히 말하면 아버지가 짜 준 인생의 판(교수)에 순종하는 모범생이었던 고 사장은 유학 시절 첫 인생의 방황을 하게 됩니다.
어느 신파극에서 나오는 것처럼 아버지는 고 사장의 첫 사랑과의 결혼을 반대했고(아마도 박사 따고 결혼해라고 종용하셨던 듯), 고 사장은 처음으로 아버지에 맞서게 됩니다. 그리고 자기 꿈을 찾아 열정적으로 사는 미국 친구들을 보고 자신의 인생에 대해 의문을 가지기 시작합니다.
첫 사랑과 결혼 하고 싶다로 시작된 그의 반항은 "내가 정말 잘 할 수 있는 것, 내가 정말 좋아서 하는 일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바뀌었습니다. 질풍노도와 같았던 그는 술, 담배 등을 배우며 학문과 멀어지는 삶을 선택합니다.
여기서 신파극은 끝납니다. 결국 아버지는 아들의 결혼에 찬성하고, 고 사장님은 첫 사랑과 결혼하셨다고 하네요.^^;;
여튼 청년 고우성은 내가 열정적으로 멋있게 할 수 있는 일은 '영업'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대우 통신에 영업직에 지원하게 됩니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라는 김우중 회장의 저서가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고급 엔지니어가 영업직에 자원한 사연은 사내에서 두고두고 화제가 되었나 봅니다.
지금 그의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은 바로 이 지식방송입니다. 다음 세계 태어나면 신문방송학과 가고 싶다고 말씀하실 정도로 "연출이 더 흥미롭다. 영업도 재미있지만, 방송은 시청자의 반응을 더 빨리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흥미진진하다"고 하셨습니다.
고 사장님은 지식방송은 단순히 방송이 아니라 지식 생태계를 바꾸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지난 2월에 뵈었을 때는 지식생태계라는 말이 명분은 좋으나, 실체적으로는 솔직히 뜬구름 잡는 것처럼 들렸는데, 요번에 다시 뵈니 상당히 구체화되고 있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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